
오래전 혼자 길을 걷는 데, 할머니 한 분이 저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습니다. 남루한 차림의 할머니는 저에게 돈이라도 요구하는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.
"저기, 학생. 잠시 부탁할 게 있는데 사진 한 장만 찍어 줄 수 있나?"
뜻밖의 할머니 부탁에 저는 물었습니다.
"할머니, 할아버지 없으세요?"
"작년에 먼저 가고 지금은 혼자야 6.25 때 남편이랑 둘이서만 피난 와서, 지금은 아무도 없어."
"그런데 사진은 왜 찍으시려고 하세요."
"내가 이 나이 먹도록 세상에 남겨 놓은 게 하나도 없어서 사진이라도 남겨 놓고 가고 싶은데, 사진관에 갈 돈도 나한테는 너무 비싸서, 염치없이 이렇게 부탁 좀 하네."
저는 할머니한테 일회용 카메라를 건네받았습니다. 최대한 길가의 꽃을 배경으로 환하게 웃는 할머니의 행복한 사진을 찍었습니다.

우리는 더 갖지 못한 것을 한탄합니다.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은 너무 작고 초라해 보이기만 합니다.
하지만, 우리가 가진 그 작고 초라한 것도 얼마든지 나눌 수가 있습니다. 그 작은 배려와 따뜻한 나눔이 누군가에게는 인생 최고의 행복이 될 수도 있으며 우리 역시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.
# 오늘의 명언 행복이란 자신의 몸에 몇 방울 떨어뜨려 주면 다른 사람들이 기분 좋게 느낄 수 있는 향수와 같다. – 랠프 월도 에머슨 –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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