수양 지덕 겸양 門/플래시영상 글

만들 수만 있다면 / 도종환

항상1004님과함께 2018. 11. 6. 07:55
 



만들 수만 있다면 / 도종환

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

만들 수만 있다면

아름다운 기억만을 만들며 삽시다.


남길 수만 있다면 부끄럽지 않은

기억만을 남기며 삽시다.

가슴이 성에 낀 듯

시리고 외로웠던 뒤에도 당신은 차고 깨끗했습니다.


무참히 짓밟히고 으깨어진 뒤에도

당신은 오히려 당당했습니다.


사나운 바람 속에서

풀잎처럼 쓰러졌다가도

우두둑 우두둑 다시 일어섰습니다.


꽃 피던 시절의 짧은 기쁨보다

꽃 지고 서리 내린 뒤의

오랜 황량함 속에서

당신과 나는 가만히

손을 잡고 마주서서

적막한 한세상을 살았습니다.


돌아서 뉘우치지 맙시다.

밤이 가고 새벽이 온 뒤에도 후회하지 맙시다.




              하루 일과에 시작과 끝에는 항상 여유로운 센스로 차 한잔 마실 수 있는 

            풍요로움을 가져 봅니다.